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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자들의 한림원,
석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디딤돌이자 신진연구자들과 석학들 사이의 통로
“젊다는 것은 지금까지 몇 해나 살아 왔는가와는 관련이 없다. 그보다는 당신의 지적 토양이 얼마나 비옥하고 얼마나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가에 달려 있고, 다른 종류의 아이디어를 새롭게 결합해서 이전에 없던 생각을 만들어내는 능력에 달려 있다.”

- <인생의 발견> 저자 ‘시어도어 젤딘’ -

젊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40대에 들어선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이하 Y-KAST)의 창립회원들은 우리도 이젠 과학기술계에서만 젊다(Young)’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멋쩍게 웃지만그들 뒤를 받치고 있는 한림원의 이름 앞에서는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연구자들처럼 보인다.
평균 연령 42우수한 젊은 과학자들로 구성된 Y-KAST가 설립됐다. 73명의 창립회원에는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 젊은 교수도 선발됐고최연소 수상기록을 세우며 주목 받기 시작한 연구자도 포함됐다그러나 과학자로서의 잠재력을 다시금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기쁜 것도 잠시그들조차도 아직 Y-KAST 회원으로서 누리게 될 이점이나 혹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스스로의 필요가 아니라 선배들의 인정(認定)에 의해 과학기술계의 차세대 주자들로 뽑혔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은 한국 과학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 과학자들의 대표주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창립회원들 중에서도 특히 큰 무게를 안게 된 학부별 간사들과 한림원 선배들을 대표해 이들을 이끌게 된 박용호 Y-KAST 부장이 한자리에 모여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젊은 과학자들이 ‘현재’를 위한 연구만 하고 있다

박용호(서울대 교수/차세대부장) 한림원에서 Y-KAST를 설립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최우수 젊은 과학자들이 세계적인 연구그룹과 보다 일찍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정을 받도록 지원해주고 싶어서였다좀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노벨과학상 수상은 탁월한 연구 성과 외에 세계적인 인지도가 필요하니까 그 부분을 만들어주고 싶은 거다그러나 선배 연구자로서 잠재력 있는 후배들에게 정말 주고 싶은 건노벨상이라는 가혹한 부담감이 아니라 과학하기 재미있는 환경이다현재 젊은 과학자들의 연구 풍토는 우리와는 다를 텐데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기원(서울대 교수/농수산학부 간사) 어느 나라에서나 젊은 과학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창의성일 것이다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생각을 원한다그런데 창의성은 현재에 기반한 생각들은 아니다. 30년 후에나 실현될 법한 아이디어를 스스로가 찾은 동기를 바탕으로 연구해 나가는 것이다그런 부분에서 현재 우리나라가 젊은 과학자들에게 창의적인 연구환경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다많은 연구자들이 3년 후도 아니고 올해 쓸 수 있는 연구주제들을 찾고 있다.
 
남좌민(서울대 교수/이학부 간사) 최근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여전히 쫓아가는 형태의 연구 경향이 지배적이라고 느낀다특히 연구 성과를 평가할 때 단기간의 실적보다는 연구가 장기적·국제적으로 미칠 영향력과 학술적 의미에 대한 형태로 이루어져야 젊고 유망한 과학자들이 도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다.
 
남기태(서울대 교수/공학부 간사) 평가에 대한 의견에 동의한다연구의 양보다는 질로서 평가받을 수 있어야 창의적인 연구를 제안할 수 있다젊은 연구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별도의 연구비가 배정되면 좋겠다창의적 연구 여건이 조성된다면 젊은 스타 과학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고그로 인해 과학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김형범(연세대 교수/의약학부 간사) 두 분의 의견에 동감한다연구 지원도 보다 장기적으로 진행되면 어떨까 싶다단기 평가를 하는 것은 연구자들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도 있는 것 같다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따기 위해 제안서를 작성하고 그에 맞춰 연구를 하다 보니 중간에 연구의 방향을 쉽게 못 바꾸고 결국 창의적 연구를 하지 못하는 걸 많이 봐 왔다단기 평가를 하다 보니 연구 진행 중 내용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개인적으로는 약 7년간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철저하게 평가해서 다시 연구를 지원하는 형태로 간다면 젊은 연구자들이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Y-KAST가 젊은 과학자들에게 주어야 할 ‘내일’은?

박용호 Y-KAST는 다른 국가들의 영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자국의 차세대 과학자들이 가진 잠재적 역량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이들을 국가 대표 과학자로 키우기 위한 체계적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목적은 분명하다그러나 이를 위한 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정책 활동이 될 수도 있고국제교류가 될 수도 있다올해는 다양한 국가들의 영아카데미 활동들을 잘 살펴보는 한편창립회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들어보는 기회를 갖고 싶다.
 
김형범 올해 국제교류 외에 Y-KAST 회원들 간에 먼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각자가 하는 연구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기태 젊은 과학자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기존 학회의 성격과는 다르게 학문적 틀을 깨고 융합 학문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고미래를 위한 과학에 대해 다양한 정책적 제안을 논의할 수도 있을 듯하다.
 
남좌민 Y-KAST가 젊은 과학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학술적 수월성을 갖춘 단체여야 한다는 것은 기본 전제다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젊은 과학자들이 세계적인 학자로 성장하는데 디딤돌과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특히 전 세계 과학자들과 함께 한 목소리를 내며 젊은 과학자들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기원 학문적 수월성이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이야기에 공감한다한림원은 고등과학을 하는 집단이므로 여기에 존재가치가 있다또한 우리보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Y-KAST가 강력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스포츠에 비교하면한림원 회원들은 이미 프로선수들이고준회원과 Y-KAST 회원들은 아마추어 국가대표들이다우리가 프로선수를 보며 꿈을 키우듯이 우리보다 젊은 친구들에게 과학의 소중함과 재미를 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박용호 Y-KAST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넓혀주고 도전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출범됐다그동안 잠재력이 뛰어난 젊은 과학자들 간의 모임이 없었기 때문에 설립 자체로도 일단 의미가 있다그리고 빨리 무언가를 확정하려 하기 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올해는 성과보다는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이고, Y-KAST의 역할을 찾아 다음 차세대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그리고 그러한 역할과 활동으로 인한 혜택이 현재의 회원뿐 아니라 그보다 더 젊은 인재들에게도 미친다면 정말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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